정재연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Yonghee Chin(b.1974)은 조각, 페인팅, 사진, 판화, 퍼포먼스 설치 작업을 통해 빛과 그림자의 간극을 탐구하고,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시각화하는 작가다. 특히 버려진 종이나 캔버스를 다시 활용하여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 연약하지만 질긴 생명의 종이를 곁에서 오래도록 머물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다. 종이의 질감, 색감, 형태, 약하지만 질긴 속성을 이용해 미적 가치를 부여한다. 생각하는 재료의 재사용은 작가의 손길을 통해 새로운 역할과 의미를 부여받는다는 의미와 더불어 현실 속 인간관계와 인생 과도 비슷한 면이 있다. 팬데믹 이후, 이전에 작업했던 캔버스 작품 일부를 작업실에서 꺼내 그 위에 덧대어 작품을 다시 제작했다. 그래서 몇몇 작품은 밑그림이 있는 상태로 작업을 시작한다. 작업의 일부, 그리고 전체가 보이는게 묘미다. 결국 꾸준히 남긴 것들, 멈추지 않았던 작업의 일부, 삶의 기록은 나의 것이고, 내 기억이며, 내가 남기고 싶어 한 것들이다. 거창한 그녀의(나의) 작업 신념 이라기보단 쏟을 수 있는 마음이 한정적이고, 매일 무엇을 그리워하고 들여다볼 수 있는 몇 가지들을 기념하는 것이다. 인간은 때론 통제하기 힘든 상황에 직면한다. 그곳에서 보이지 않게 이동하는 빛, 물질, 인간의 존재를 탐구한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는 삶과 죽음, 이별과 그리움, 상처와 치유 등 나와 연결되는 숙명적인 존재가 어떤 구조를 띠고 나타나는지 물음과 해답의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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