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과 신체성에 대한 메모
젤라씨
공간은 그 공간을 구획하는 틀(또는 그의 부재)에서부터 출발한다. 하지만 이 공간이 무엇인가를 완성하는 것은 그 공간을 사용하는 대상이다. 이 사용자를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때 공간의 정체성은 사람의 신체성과 필연적으로 엮이게 된다. 사람의 신체란 몸이라는 존재를 의식하는 인식을 통해 그 본질을 파악하게 하기에 공간은 공간을 점유하게 되는 사람의 신체와 그것이 내재하고 있는 시간성, 그리고 움직임과 관계를 맺게 된다.
무용과 퍼포먼스가 신체적 감각(corporeal awareness)과 신체-지각(body-knowledge)을 기반으로 시간과 공간을 매개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건축 디자인 또한 신체를 통해 체화한 경험과 감각을 매개하고 있다. 경험은 단일의 순간이 아닌 개개인의 기억, 연상, 상상을 통해 만들어진다. 지금의 감각과 인식은 계속적으로 변화하는 현재를 생생하게 체험하는 것이 쌓여 만들어진 과거의 경험 파편들의 앗상블라주이다. 물리적 공간을 통해 만들어진 이 파편화된 경험들의 앗상블라주는 정신에서 비롯된 상상의 영사물이기도 하지만 물리적 공간과 마찬가지로 실존적 가치를 지니게 된다. 다른 말로 공간이란 물리적 형태만이 아닌 경험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다. 따라서 물리적 thing이 아닌 경험의 창조로서의 경험은 신체성의 존재론적 의미보다는 한나 아렌트가 말한 활동적 삶(vita active)의 의미와 더 가깝다고 볼 수 있으며 공간의 정체성이 신체성과 맞닿아 있다고 볼 수 있다.
신체-지각 경험은 정신의 기억인 동시에 경험되고, 기억되고, 상상된, 이 세 가지의 의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의식 이전(pre-noetic)에 형성되는 감각이기도 하다. 몸에 새겨진 과거의 인식은 우리의 신체를 살아있는 아카이브로 만들며 공간을 통해 몸에 축적된 지식과 대치, 비교되며 현재의 감각과 공간에 대한 상상력으로 미래의 경험을 예기하는 도구로서 역할한다. 다시 말해 이 신체-감각은 실질적인 경험이 바탕이 된 기억과 아직 실현되지 못한 상상의 경험까지를 포괄해 현실의 리얼리티로 껴안고 있다. 몸은 움직이는 아카이브이다. 기억과 리얼리티, 미래의 예측이 가능한 신체를 통해서 비로소 공간의 개념이 완성된다.
*이 글에서 지시하고 있는 신체란 사회에 존재하는 모든 형태, 형식, 방식의 신체를 말한다.
2022.12 ACK 발행.
ACK (artcritickorea) 글의 저작권은 필자에게 있습니다.
공간과 신체성에 대한 메모
젤라씨
공간은 그 공간을 구획하는 틀(또는 그의 부재)에서부터 출발한다. 하지만 이 공간이 무엇인가를 완성하는 것은 그 공간을 사용하는 대상이다. 이 사용자를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때 공간의 정체성은 사람의 신체성과 필연적으로 엮이게 된다. 사람의 신체란 몸이라는 존재를 의식하는 인식을 통해 그 본질을 파악하게 하기에 공간은 공간을 점유하게 되는 사람의 신체와 그것이 내재하고 있는 시간성, 그리고 움직임과 관계를 맺게 된다.
무용과 퍼포먼스가 신체적 감각(corporeal awareness)과 신체-지각(body-knowledge)을 기반으로 시간과 공간을 매개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건축 디자인 또한 신체를 통해 체화한 경험과 감각을 매개하고 있다. 경험은 단일의 순간이 아닌 개개인의 기억, 연상, 상상을 통해 만들어진다. 지금의 감각과 인식은 계속적으로 변화하는 현재를 생생하게 체험하는 것이 쌓여 만들어진 과거의 경험 파편들의 앗상블라주이다. 물리적 공간을 통해 만들어진 이 파편화된 경험들의 앗상블라주는 정신에서 비롯된 상상의 영사물이기도 하지만 물리적 공간과 마찬가지로 실존적 가치를 지니게 된다. 다른 말로 공간이란 물리적 형태만이 아닌 경험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다. 따라서 물리적 thing이 아닌 경험의 창조로서의 경험은 신체성의 존재론적 의미보다는 한나 아렌트가 말한 활동적 삶(vita active)의 의미와 더 가깝다고 볼 수 있으며 공간의 정체성이 신체성과 맞닿아 있다고 볼 수 있다.
신체-지각 경험은 정신의 기억인 동시에 경험되고, 기억되고, 상상된, 이 세 가지의 의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의식 이전(pre-noetic)에 형성되는 감각이기도 하다. 몸에 새겨진 과거의 인식은 우리의 신체를 살아있는 아카이브로 만들며 공간을 통해 몸에 축적된 지식과 대치, 비교되며 현재의 감각과 공간에 대한 상상력으로 미래의 경험을 예기하는 도구로서 역할한다. 다시 말해 이 신체-감각은 실질적인 경험이 바탕이 된 기억과 아직 실현되지 못한 상상의 경험까지를 포괄해 현실의 리얼리티로 껴안고 있다. 몸은 움직이는 아카이브이다. 기억과 리얼리티, 미래의 예측이 가능한 신체를 통해서 비로소 공간의 개념이 완성된다.
*이 글에서 지시하고 있는 신체란 사회에 존재하는 모든 형태, 형식, 방식의 신체를 말한다.
2022.12 ACK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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